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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질구리/잡학다식

“고구려가 언제부터 중국사였어?”


고구려가 중국 역사라고? 외국 학자들 “황당 그 자체”
[조선일보 2007-02-13 03:05]    
‘동북공정을 보는 歐美 학계의 시각’ 美·濠·伊 학자들 “中 주장 타당성 없어” “한국도 지나친 민족주의는 곤란” 지적도

한국 고대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2002.2~2007.1)에 대해 외국 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김민규(金旼奎)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이 지난 9일 단국대 동양학연구소 학술토론회에서 발표한 ‘동북공정을 보는 구미(歐美) 학계의 시각’은 이 문제를 연구한 보기 드문 논문이다. 외국 학자들은 대체로 중국의 논리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역사 문제가 양국의 내셔널리즘을 촉발시킬 것에 대해서 우려하기도 했다.

◆“고구려가 언제부터 중국사였어?”

존 던컨(Duncan) 미국 UCLA 교수는 ‘삼국지’ ‘구당서’ 같은 근대 이전의 중국 역사서 모두가 고구려를 중국인이 아닌 동이전(東夷傳)으로 다뤘다는 점을 지적한다. 에드워드 슐츠(Shultz) 미국 하와이대 교수는 한국의 양대 역사서인 ‘삼국사기’ ‘삼국유사’가 한국사의 진보를 고구려·백제·신라 3국의 우수성에서 찾고 있다고 역설한다. 러시아의 고고학자 세르게이 알킨(Alkin)은 최근의 발굴 조사 결과 고구려 문화의 독창적 성격은 중국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러시아 학계의 입장이 옳았음이 입증됐다고 말한다.

판카즈 모한(Mohan) 호주 시드니대 교수는 중국과 주변 나라의 조공·책봉 제도란 고구려뿐 아니라 인도를 포함하는 ‘천하’와 중국과의 (의례적인) 관계일 뿐인데도 중국이 이를 주종(主宗)과 복속의 개념으로 기계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마우리치오 리오토(Riotto) 이탈리아 네이플즈대 교수는 서기 1세기에 고구려가 이미 중국의 세력에 군사적으로 대항할 힘을 가지고 있었으며 독립적인 외교 정책을 시행했다고 지적한다. 이들 모두가 “고구려가 중국사라고 주장하는 아주 최근의 논리는 타당성이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한국, 대응하되 오버하지 말아야”

마크 바잉턴(Byington)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은 고구려사를 강탈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현재 중국 국경 지역의 정치적 안정을 위한 ‘방어적 움직임’이라고 분석한다. 모한은 한국의 민족주의가 과거의 중화 세계 질서를 부활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를 와해시키기 위해 고구려의 중국사 편입을 기도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바잉턴은 그저 중국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충고하며, 슐츠는 고구려의 계승성을 놓고 거란과 논쟁했던 고려시대 서희(徐熙)처럼 중국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이 문제가 양국의 민족주의에서 촉발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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